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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1-12-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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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보따리동화 작가 김동영의 '이야기 숲'으로

기사입력 2011-06-2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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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가 왔다. 엄마는 우리집에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보따리를 하나 들고 온다. 보따리를 풀어 놓으면 자잘한 반찬거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오늘은 유달리 큰 보따리가 눈에 띈다. 꽤 무거운 걸 머리에 이고 오느라 키가 함 뼘이나 더 작아진 듯 보였다. 보따리를 풀자 동글동글한 호박이 도르르 굴러 나왔다. 다양한 크기의 호박과 함께 멸치, 무 등이 나왔다.


“뭐 하러 이렇게 들고 와. 무거운데.”


엄마의 헝클어진 머리를 보자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엄마의 머리카락을 다듬어주었다.


“괜찮다. 이건 나물 데쳐 먹고, 이건…….”


엄마는 이렇게 저렇게 반찬해서 먹으라며 설명을 한다. 엄마의 설명을 건성으로 듣고 ‘응.’ ‘응.’ 대답했다. 요리법 보다 엄마의 얼굴이며, 주름진 손이며 굽은 어깨가 눈에 들어 왔다. 나이 사십이 다 되었는데 자잘한 반찬쯤은 나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한사코 요리법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막내딸이 늘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보따리에서 하나 씩 둘 씩 나오자 텅 빈 보따리만 남았다. 엄마는 마당으로 나가 텅 빈 보따리를 훌훌 털었다. 엄마의 보따리가 바람에 나부꼈다. 가볍고 기분 좋게. 엄마의 보따리가 언제나 가볍게 나부끼면 좋겠다. 무거운 무게를 머리에 이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의 보따리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그 보따리는 나에게 참 많은 힘을 준다. 엄마의 사랑 표현 방법은 이렇게 작은 보따리 속에 있다. 작지만 큰 보따리다.


나는 어떤 보따리를 만들까 생각해 본다.


 

기장인터넷뉴스(bginews@naver.com)

 

 

 

 

 

 

박 은혜 기자 (gyinews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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